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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맨’ 정준양 회장의 새도전
포스코 녹색기술 결정체 '그린빌딩' 송도에 세운다
2012년 03월 20일 09시 19분
친환경 녹색경영에 애착을 갖고 있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평소 환경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부문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녹색맨’으로 통한다. 이런 정 회장의 철학 때문일까? 최근 포스코가 그린빌딩에 도전하는 모험을 시작했다. 앞으로 건물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지난 9일,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비롯해 황우여 국회의원,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 송영길 인천 시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은 포스코와 연세대학교와 공동으로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송도캠퍼스에 ‘포스코 그린빌딩’을 기공하는 날이었다.
그린빌딩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설계, 건설, 운영, 철거되는 빌딩을 말한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전을 목표로 에너지부하를 낮추고, 고효율 에너지설비, 자원 재활용, 환경공해 저감기술 등을 적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설계, 건설하고 유지관리한 후 건물의 수명이 끝나 해체될 때에도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계획된 건축물을 말한다.
그린빌딩은 지구환경 보전문제를 논의한 1992년 리우회의 이후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환경과 개발이 상충하는 게 아니라 공존의 경제개발 방식이 중시됨에 따라 등장한 환경친화적 건물이다.
이날 정준양 회장은 환영사에서 “포스코는 환경경영이 기업의 윤리라는 경영철학으로 녹생성장 부문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으며, 이번 포스코 그린빌딩 건축으로 친환경건축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돼 기쁘다”고 밝혔다.
포스코 그린빌딩은 지상 4층·지하 1층의 오피스와 지상 3층의 공동주택, 조립형 모듈러 건축물로 구성되며, 2013년 4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 빌딩은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광, 지열, 빗물 재활용 등 110여 종의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확보하고, 포스코에서 개발한 내진(耐震) 강재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공장에서 최대한 건물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모듈러 건축 기술과 철강 부산물인 고로 슬래그를 시멘트 대용으로 재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인 그린 콘크리트 기술도 활용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그린빌딩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연간 1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는 9400그루의 나무가 1년간 흡수할 수 있는 양으로 건물 생애주기를 60년으로 본다면, 포스코 그린빌딩을 통해 감축되는 이산화탄소는 56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와 연세대 연구진은 2017년 에너지 60% 저감형, 2025년 제로에너지 건축 모델 공급을 추진하는 정부 시책에 부응해 포스코 그린빌딩을 실험동(test-bed)으로 삼아 향후 점진적으로 60%, 80%, 100% 에너지 저감형 오피스·공동주택 모델과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의 건물 에너지 저감 목표는 2017년부터 60% 저감형, 2025년부터는 제로에너지 모델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면 2020년까지 건물분야에서 총 26.7%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향후 포스코 그린빌딩을 모델로 건물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할 방침이다.
인류생존과 지구환경에 기여하기 위한 대안
그린빌딩은 ‘인간이 거주하며 모든 쾌적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이제까지의 건물에 대한 기본 개념을 넘어 현세와 후세에 걸친 인류의 생존과 지구환경 문제에 기여하기 위한 건축분야의 대안으로 나온 개념이다.
그린빌딩의 대표적인 기술은 에너지부하 저감 및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이다. 냉난방·조명 등 건물의 유지관리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일은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건물로부터 유발되는 각종 오염원의 발생을 줄이고, 발생된 오염원이 주위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공해 저감기술이 뒷받침 돼야한다. 이 외에 건물로부터 나오는 폐자원을 재사용하거나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의 경우에도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처리하는 기술 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0년부터 ‘그린빌딩’이 속속 건립되고 있지만 대부분 건설회사의 주택상품 개발 또는 자사 브랜드 홍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연세대 국제 캠퍼스에 짓는 그린빌딩은 국책과제인 시장수요 기반 신축 녹색건축물 확산을 위한 실험동(test-bed)으로 활용되어 국가 에너지 절감 및 저탄소 정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패밀리사 개발 친환경 건축자재 총동원
포스코 그린빌딩에는 포스코패밀리사가 개발한 친환경 건축자재 및 기술이 적용돼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 하다. 이번에 착공한 포스코 그린빌딩은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공존(coexistence), 재활용 건축자재 등 탄소 저감형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혁신(innovation),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건물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진화(evolution)를 비전으로 삼아 설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자연채광, 빗물 재활용, 태양광, 지열 등 110여 개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녹색건축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개발을 통해 건물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녹색건축 체험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녹색기술을 확산시켜나간다는 복안이다. 포스코 그린빌딩은 이를 위해 ‘10대 친환경 기본원칙; 아래 설계됐다.<박스기사 참조>
철강 슬래그는 그린 콘크리트 변신
그린빌딩에 적용되는 110여 종의 친환경 기술 중 36종은 포스코·리스트(RIST)·포스코건설·포스코ICT·포스코A&C 등 포스코패밀리사가 개발한 것이다. 특히 재사용이 가능한 리유즈(reuse) 강구조 기술과 모듈러 건축 기술, 철강 부산물인 고로 슬래그를 재활용한 그린 콘크리트 기술 등을 적용해 이산화탄소(CO2) 저감형 친환경 건축물로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사의 가치향상을 위한 EVI 활동을 통해 품질과 친환경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포스코패밀리사에서 개발해 적용 할 주요 기술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린빌딩의 친환경 설계 10계명
1. 생태적 외부공간의 조성=실내외 녹색공간의 조성과 관리를 위해 수자원(우수·중수) 활용과 연계하고, 대지 특성에 적합한 외부 공간 계획을 적극 반영한다.
2. 물 순환체계 구축 및 수자원 절약=건물에서 발생하는 하수 및 오수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재활용하고, 절수형 기기를 사용해 수자원 낭비를 방지한다.
3. 자연채광과 자연환기의 극대화=연중자연채광 및 자연환기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저감하고 실내의 쾌적함을 증대시킨다.
4. 에너지 절약형 외피시스템=공장제작 기반의 모듈화 된 스틸유닛 외장재를 적용함으로써 우수한 시공성 및 단열성능 확보가 가능하고, 다양한 환경조절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하이테크한 입면 구성을 통해 건물 가치를 증대시킨다.
5. 친환경 건축자재 및 부품의 사용=친환경 건축자재 및 내재에너지를 최소화한 건축부품을 적용하고, 건축물의 장수명화 및 건축부재의 재사용 가능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환경부하를 줄인다.
6. 에너지 효율적인 공조시스템=저에너지 고효율 설비시스템을 적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외부환경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고 실내의 쾌적함을 확보할 수 있다.
7. 고효율 조명 및 전력시스템=고효율 조명시스템을 적용해 조명부하를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제어를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전력소비를 절감한다.
8. 신재생 에너지의 통합적 적용=태양·바람·지열 등의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한다.
9. 건물에너지 모니터링 및 효율적 운영관리=건물 내 공급되는 에너지나 사용되는 에너지의 흐름을 파악해 각종 설비 및 기기 등을 최적 운영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실현한다.
10. 친환경 건축물 체험 및 교육의 장=지속가능한 미래사회 구현을 위해 포스코 그린빌딩은 녹색기술의 핵심 연구시설이라는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건물 자체가 녹색교육 및 체험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그린빌딩과 포스코의 친환경 기술
1. 리유즈(reuse) 강구조 기술 내지진 강 철골 구조에서 제진댐퍼(damper)와 리유즈형 슬래브(slab)를 적용해 지진이나 충격에 강하면서도 건물 해체시에도 구조부의 손상이 없어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CO2 발생을 최소화한 친환경 건축 기술이다.
2. 고단열 스틸 커튼월 기존 알루미늄 커튼 월은 강도가 약하고 단열성능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 알루미늄 대비 강도가 우수(휨강성 3배)하고, 내진성(30% 향상) 및 단열성능이 뛰어난 스틸 커튼월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3. 모듈러 건축기술 건축물의 90%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 운송한 후 간단한 설치 조립으로 시공이 완료되는 간편한 건축공법으로 획기적인 공기단축과 균일한 품질확보가 가능하고 해체후 재사용이 가능해 CO2 저감 효과가 크다.
4. 에어로겔(aerogel) 창호 최신 단영소재인 에어로겔을 활용해 기존 3중 유리나 가스충진 창호시스템의 단열성능을 능가하는 에어로겔 창호를 개발, 적용할 계획이다.
5. 고단열 프리패브 외벽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개축이 용이하도록 철강재를 이용해 공장에서 벽체를 제작하고 현장으로 운반해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는 고단열 프리패브 외벽을 개발, 적용할 예정이다.
6. 에너지 관리시스탬 스마트폰 증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첨단 건물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린빌딩 내부의 온도, 습도, 조도, CO2 등을 모니터링 해 건물 성능 개선에 활용할 방침이다.
7. 빗물 재활용 시스템 빗물을 중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화해 저장탱크에 두었다가 비가 오지 않을 때 청소용이나 조경용으로 재활용한다.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고내식강을 이용해 빗물 저장탱크를 개발함으로써 탱크 수명을 향상시켜 설비원가 절감과 건설폐기물 최소화가 기대되는 시스템이다.
8. 친환경에너지 기초파일 연중 일정한 땅속 지열(약 14도C)을 냉남방에 이용하기 위해 시공하는 지열 에너지 파일의 경우 콘크리트 대신 고강도 강관 파일을 이용함으로써 공사비 20%를 절감하고 CO2 배출량 35%를 저감할 수 있다.
9. 포스크리트(poscrete) 시멘트 대신 제철산업의 부산물로 폐기되는 고로 슬래그를 대체 적용하는 저탄소 그린 콘크리트 기술로 시멘트 생산 시 발생하는 CO2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고로 슬레그를 전량 시멘트 대용으로 쓸 경우 연간 약 1000만톤의 CO2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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